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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생활참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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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3-10-16 |
조회 : 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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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낙조일번지` 안면도
퍽퍽해진 머리와 가슴을 아련하고 몽롱하게 만들어주는 기막힌 일몰.
한편의 그림 같은 서해의 낙조를 바라보면, 이곳이 어드메 쯤인지 아련해진다.
아이들과 열심히 조개를 찾아 바쁘게 움직이던 손도 잠시 속도를 늦췄다.
파란하늘이 오렌지 빛으로 변하더니, 나중에는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서서히 채워졌다.
아름다운 하늘 색의 조화 속에 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해가 아쉬운 듯 나그네들은 바다를 향해 제비뜨기를 한다.
납작한 저 돌멩이가 저 멀리 해가 떨어진 곳까지 날아갈 수 있으려나.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 해수욕장의 낙조는 전북 부안군 채석강과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낙조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일몰 중 하나로 꼽힌다
상춘객들로 가득 찼던 봄과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여름이 지나, 호젓한 해수욕장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꽃지 해수욕장의 낙조가 유명하긴 하지만, 꼭 꽃지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해질녘 안면도의 해수욕장 어디에든 차를 대고 바라보고만 있으면 된다.
낙조를 배경으로 `탁탁, `지글지글 소금 위에 튀는 대하 익는 소리를 들으면 어느새 세상 근심이 저만큼 달아나 있다.
해마다 5월이면 바다에서 알을 깨고 나와 큰 바다로 나갔던 새우가 9월부터는 돌아온다.
10월 말쯤 되면 22~27cm 정도의 왕새우로 변신한다.
인근 서해바다에서 잡혀오는 대하의 70%가 들어온다는 백사장 포구.
이 곳에는 대하(왕새우)를 파는 집들이 수십 곳이 운집해있다.
대하는 철분과 칼슘, 비타민 B군의 함량이 높아 미용 강장 식품의 으뜸으로 친다.
새우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타우린이 풍부하고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키토산도 많다
대하 요리법은 소금구이와 회, 찜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소금구이가 최고다.
석쇠 위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고 소금을 얹는다.
그 소금이 노릇하게 구워지면 진한 갈색을 띠는 대하를 올리고, 얼마 안 있어 탁탁 튀는 소금과 지글거리는 대하를 즐길 수 있다
짭조롬하면서 고소한 대하의 맛은 가을이 풍요의 계절임을 말해준다.
한창 때지만 값이 그다지 싸지는 않다.
1kg의 3만원 내외.
그래도 시골인심이라 말만 잘 하면 새우 몇 마리는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대하만 먹기 심심하다면 싱싱한 조개와 `집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전어도 먹어보자.
비단조개, 개조개, 명주조개, 피조개, 가리비….
생긴 것은 비슷한데 이름은 각양각색이다.
쌀쌀한 가을 바닷가에서 맛보는 싱싱한 조개구이와 따끈한 조개탕, 제철을 맞은 전어구이는 별미중의 별미다.
백사장 항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다른 재미는 사람구경이다.
포구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열심히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꾼들과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포구의 아주머니들, 열심히 배를 손질하고 있는 어부들.
가족끼리 조개를 줍기 위해 갯벌을 헤치는 모습이며 친구끼리 안면도 해송 앞에서 배구를 즐기는 모습은 바다의 여유로움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그 뿐인가.
회사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하구이를 먹으며 술을 한잔 기울이는 광경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흐뭇하게 만들어준다.
서울에서 3시간 거리의 안면도.
가을의 평화를 맛보는 것은 그저 마음먹기에 달렸다.
▲주변 가 볼만한 곳=안면도에 가면 푸른 안면송 산책을 꼭 해보자.
175헥타에 이르는 휴양림에는 산책로가 있어, 빽빽한 노송 군락 사이로 상큼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안면도에는 꽃지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안면 해수욕장, 백사장 해수욕장, 삼봉 해수욕장 등 다양한 해변을 만날 수 있다
태안읍에 나가면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태안 마애삼존불(보물 432호)을 볼 수 있고, 성공리 일대에는 한용운 생가도 자리하고 있다.
또 원북면 신두리 해수욕장에 있는 `신두사구는 해안사구의 독특한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 체험장으로 손색이 없다.
남면 산장리의 청산수목원내 예연원에서는 200여종의 연꽃을 볼 수 있으며, 서산의 해미읍성을 돌아봐도 좋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산IC로 나와 32번 국도를 이용해 태안읍으로 간다.
태안읍에서 77번 국도를 따라 가면 안면도 이정표가 나온다.
안면대교를 넘어 오른쪽으로 5분정도 가면 백사장 포구가 나온다.
안면대교에서 꽃지 해수욕장까지는 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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